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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밉상인데 시선 사로잡는 매력 있네...롯데 구한 '풍운아' 황성빈

경기를 지배했다. 긍정, 부정 의미를 포함한다. '풍운아(風雲兒)' 황성빈(27) 얘기다. 황성빈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타석마다 스토리를 쓰며 롯데의 8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안타 2개를 쳤고, 벤치 클리어링 중심에 섰으며 야수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연속으로 따르는 운도 보여줬다.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황)성빈이한테도 기회를 줘야 한다"라며 그를 선발 라인업에 넣은 이유를 전했다. 롯데는 이전 8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최하위로 떨어졌고, 이 기간 황성빈은 주로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테이블세터진 공격력, 특히 출루가 많이 나오지 않자, 타석이나 누상에서 투지를 발산하는 황성빈을 지푸라기 삼은 것이다. 황성빈은 1회부터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와 무려 9구 승부를 펼쳤고, 결국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선취점도 그가 만들었다. 3번 타자 빅터 레이예스 타석에서 도루에 성공했고, 그가 가운데 안타성 타구를 쳤을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려 득점까지 해냈다. LG 2루수 신민재는 2루를 지난 타구를 몸을 날려잡아낸 뒤 타자주자를 잡는 건 포기하고 바로 3루 송구로 황성빈이 오버런을 할 상황을 대비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홈으로 내달린 것. LG 야수진은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황성빈은 3회 초 2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2개를 친 뒤 5구째를 공략해 우익수 앞에 보냈다. 이 상황에선 롯데가 득점하지 못했다. 이닝 교대가 이뤄지던 상황에서 갑자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빌미를 제공한 건 황성빈이다. 켈리와의 승부 4구째 왼쪽 파울을 치고 1루로 내달린 뒤 타석 복귀가 다소 늦었다. 켈리가 그를 한참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이닝 교대 시간 선수단 사이 갈등이 표출됐다. 주먹이 오고 가는 심각한 벤클은 아니었다. 황성빈은 롯데가 승부에 쐐기를 박은 7회 공격에서는 마치 홀린 것처럼 상대 어수선한 수비 덕을 봤다. 투수 김유영을 상대로 평범한 내야 땅볼을 쳤지만, 리그 대표 유격수 오지환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주자 1·3루에서는 아웃카운트 1개를 벌었다. 다시 가운데 안타성 타구를 보낸 레이예스의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잡았지만, 황성빈은 그보다 빨리 2루를 터치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루 송구를 하려던 신민재와 충돌했다. 수비 방해도, 주루 방해도 아니었다. 주자는 모두 살았다. 황성빈의 이상한 기운이 LG를 흔들었다. 롯데는 이어진 상황에서 전준우까지 투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주자 황성빈은 득점. 바뀐 투수 정지현을 상대로는 정훈과 윤동희가 적시타, 김민성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어수선하면서도 득점이 쏟아졌던 7회 초는 황성빈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마무리됐다. 황성빈은 시즌 초반, 이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루에 출루한 뒤 상대 투수 양현종이 시선이 닿아 있는 상황에서 마치 춤을 추듯이 도루 예고 동작을 취했다. 양현종은 굳은 표정을 보였고, 팬들 사이 논쟁이 벌어졌다. 롯데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이를 금지시키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KT 위즈 내야수 황재균이 양현종 등판 경기에서 황성빈의 제스처를 취하며 희화화해 다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황성빈은 독특한 선수다. 투지와 근성을 드러내다가 오해를 사기도 한다. 실제로 자중이 필요한 행동도 있다. 벤치 클리어링 시발점이 된 장면도 정상적이진 않았다. 분명한 건 황성빈은 롯데가 9연패 기로에 있던 경기에서 경기 승운을 소속팀으로 끌고 온 선수라는 것이다. 황성빈 스스로도 "내가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라는 인식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높은 확률로 19일 부산 KT 위즈 3연전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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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야구팬이 '조작 담합' 실시간 목격...인간 개입 여지 드러난 ABS

KBO리그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대한 신뢰가 정규시즌 개막 3주 만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선 야구팬 귀를 의심케 하는 심판진의 대화가 전해졌다. 상황은 이랬다. 3회 말 2사 1루 삼성 이재현의 타석에서 NC 투수 이재학이 던진 2구째가 스트라이크존(S존)을 통과했지만, 심판은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지 않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지고 풀카운트가 됐을 때, 앞선 2구째 볼 판정에 대해 항의했다.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에 업로드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였던 것.심판진은 그라운드에 모여 NC 항의에 대해 논의했다. ABS 관련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 어필을 해야 정정할 수 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원심이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논란은 다른 지점에서 번졌다. 이 심판조 조장이었던 이민호 1루심이 문승훈 주심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들은 걸로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그거밖에 없는 거예요"라는 말이 중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대화는 주심과 3루심이 ABS 판정을 듣지 못했다는 전제로 시작됐다. 이민호 1루심이 "안 들렸다면 사인을 줘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버린 거잖아"라고 핀잔을 준 것이다. 그러다가 처음부터 ABS의 콜은 볼이었다고 말을 맞췄다. 문승훈 주심이 "(인이어가)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마치 연습하는 것처럼 읊조렸다. 이에 이민호 1루심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하시라고요. 우리가 안 깨지려면"이라고 재차 다그쳤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을 향해 "음성으로 전달될 때는 볼이었다. ABS 모니터 확인 결과 스트라이크였지만, 어필 시효가 지나서 원심대로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야구팬은 '판정 조작 담합'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심판진이 실수를 바로 인정하지 않고, 은폐·조작하려 한 게 가장 큰 문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대구 경기의 이민호 1루심, 문승훈 주심, 추평호 3루심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주심과 3루심이 ABS 판정 콜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명확한 전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야구장에서 팬들의 '응원 소리'를 변수로 삼는 건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ABS 상황실에서 잘못된 판정이 나온 걸 바로 정정하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팬은 "전광판에 ABS 판정을 노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KBO는 심판진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매뉴얼을 강화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더그아웃 내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는 등의 후속 대책을 15일 내놓았다. 현장에선 ABS 기능 자체를 의심한다. 개인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른 S존이 적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상단이 너무 높다"라고 입을 모은다. S존에서 크게 빠진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뒤 타자의 황당한 표정, 투수의 멋쩍은 표정을 교차로 담은 영상이 야구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회 초 전준우 타석에서 ABS 판정을 두고 어필했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튿날 "세계 최초 도입이 무슨 의미가 있나. 터무니없는 판정 탓에 경기가 지장을 받으면 안 된다. 솔직히 (ABS를) 믿을 수 없다"라고 쓴소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ABS조차 인간의 실수 또는 의도적인 개입으로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 ABS 정착은 아직 멀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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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0명, 신인상 까마득···2023 무관의 롯데

롯데 자이언츠는 2023년 연말 시상식에서 빈손이다. 지난 13일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 KBO리그는 연말 시상식 시즌에 돌입했다. 10개 팀 중 최장기간인 6년 동안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연말 행사를 씁쓸하게 보내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1~2군 타이틀 홀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처음 도입한 포지션별 수비상도 수여했다. 이날 10개 구단 중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은 롯데가 유일하다. 하위권의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도 개인 타이틀 수상자는 없었지만, 퓨처스리그(삼성 투수 최하늘, 이승민)와 수비상(키움 김혜성) 수상자가 나왔다. 신인상 배출은 1992년 염종석 이후 31년째 멈춰 있다. 롯데 선수로는 처음이자 마지막 수상이었다. 같은 원년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6명이 신인상을 수상한 것과 비교해 너무 초라하다. 롯데는 2000년 이후 유일하게 신인상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9일 발표한 골든글러브 후보(81명)를 살펴봐도 롯데 소속 중에는 수상이 점쳐지는 선수가 없다. 박세웅, 김원중, 찰리 반즈(이상 투수) 유강남(포수) 노진혁(유격수) 김민석, 윤동희(이상 외야수) 전준우(지명타자) 등 총 8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와 4년 총 47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전준우가 타율 0.312(10위) 154안타(7위) 17홈런(공동 12위) 77타점(공동 13위) OPS(출루율+장타율) 0.852(9위)의 성적으로 명함을 내밀만하다. 그러나 같은 지명타자 부문에 타율(0.339)-최다안타(187개) 1위 NC 다이노스 손아섭이 버티고 있어 수상 가능성이 낮다. 나머지 포지션은 냉정하게 득표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엔 이대호가 롯데 선수로는 4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은퇴한 바 있다. 개인 성적이 꼭 팀 성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틀 홀더나 수상자 배출이 많을수록 팀 성적이 좋다. 지난해 SSG 랜더스가 단 한 명의 타이틀 홀더를 배출하지 못하고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다만 대부분의 개인 성적이 상향 평준화를 이뤄 팀 전력을 뒷받침한 예외적인 경우였다. 롯데가 내년 시즌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려면 연말에 바쁠수록 좋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도 내심 아쉬울 법하다. LG와 SSG, NC가 최대 가능 인원 4명을 타 구단에 뺏기는 동안 롯데는 단 한 명의 선수도 타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피지명 선수 0명은 롯데가 유일했다. 구단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규정상 1~3년 차 입단 선수가 자동으로 보호 선수에 포함된 영향도 있다"고 밝히면서도 "현재 뎁스가 두텁지 않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이기도 했다. 롯데의 냉정한 현실이다. 이형석 기자 2023.11.3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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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두 번째 반지, 그 다음 KS 한(恨)은 누구 차례인가

한국시리즈(KS)의 한(恨)을 푸는 다음 선수는 누가 될까.김현수(35·LG 트윈스)는 지난 13일 LG의 KS 우승이 확정된 뒤 뛸 듯이 기뻐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뛴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KS 우승이지만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김현수는 2017년 12월 국내 복귀를 선택, LG와 계약기간 4년, 최대 115억원 대형 계약했다. 2021년 12월에는 4+2년, 최대 115억원 '대박'을 터트렸다. MLB 진출과 두 번의 FA 계약을 하는 사이 KS 우승과 멀어졌다. 그는 두 번째 KS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뒤 "다른 대형 FA(자유계약선수)들은 다 우승해서 나만 우승 못 한 거 아닌가 하고 있었다. 팀에 많이 미안했는데 우승해서 좋다"며 웃었다.김현수는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와 비교하면 그나마 양반이다. 강민호는 정규시즌 2233경기에 출전, 박용택(은퇴·2237경기)에 이어 부문 역대 2위이자 현역 선수 중 최다 기록 보유자. 하지만 KS 경험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을 거치면서 플레이오프(PO) 문턱을 넘은 것도 세 번에 불과하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 개인 첫 KS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강민호는 "한 번도 KS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승을 확정 순간에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는 장면조차 보지 못했다. 꼭 KS에 나가고 싶다"고 외쳤으나 두산 베어스에 덜미가 잡혀 탈락했다. 이번 겨울 NC 다이노스의 돌풍을 이끈 손아섭(35)도 '무관의 제왕'이다. 정규시즌 1974경기에 출전한 손아섭은 통산 최다안타가 2416개로 2위(1위 박용택·2504개)인 베테랑. 올 시즌에는 개인 첫 타격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하지만 KS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정규시즌 4위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 준플레이오프에선 SSG 랜더스를 격파했다. 하지만 KT 위즈와 만난 PO에서 2연승 뒤 3연패 하는 '리버스 스윕'으로 시즌을 종료했다. 손아섭은 포스트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뒤 "물론 야속하고, '왜 나에겐 그런 기회가 안 올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목표(KS 진출)가 생겼기에 나태해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노력할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정규시즌 1616경기를 뛴 전준우(37·롯데 자이언츠)와 1570경기를 소화한 박병호(37·KT)도 KS 우승 반지가 없다. 2008년 데뷔부터 롯데에서만 뛴 전준우는 전력이 약한 팀 사정상 가을야구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다. PO 출전도 2012년이 마지막. 박병호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2014년과 2019년 KS를 뛰었으나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 개인 통산 세 번째 KS 우승에 도전했지만, LG 벽에 가로막혔다. 시리즈 5경기 타율이 0.111(18타수 2안타), 개인 통산 KS 타율이 0.164(55타수 9안타)에 불과할 정도로 우승 반지 앞에서 유독 작아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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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의 강렬한 첫인상 "선수들 알아서 각오해"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알아서 각오하고."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취임식과 함께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세 차례 오른 사령탑답게 여유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뿜어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야구 도시 부산에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설렘과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0일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으로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때 창단한 롯데는 1992년 KS 우승을 끝으로 31년째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PS) 진출도 2017년이 마지막이다. '구도(球都) 부산'의 많은 롯데 팬은 달라진 자이언츠를 염원하고 있다. 그래서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원했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그동안 추구해 온 색깔과 달라 최종 선임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끌었다. 타고난 승부사인 김태형 감독은 이전 사령탑과 달리 카리스마를 앞세우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역시 '강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원했고, 결국 김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취임식에서 "계획대로 되는 게 있겠나.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승이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롯데 팬들은 열정적이지 않나. 화끈한 공격 야구를 하면서 찬스가 왔을 때 몰아붙이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는 "(2015년) 신인 감독 때 겁 없이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첫 번째 목표가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그다음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며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알아서 각오하라"고 주문했다. '우승 청부사'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부담보다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날 감독 취임식에는 전준우와 안치홍(이상 타자), 김원중, 구승민(이상 투수) 등 주요 선수들이 참석했다. 구승민은 "감독님께서 '알아서 하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와닿았다. 어떻게 보면 자유와 함께 책임감을 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 2015년 한국시리즈 KS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KBO리그 역대 최장기간인 7년 연속(2015~2021년)으로 두산을 KS에 올려놓았다. 두산 감독으로서 정규시즌 통산 1149경기를 이끌며 승률 0.571(645승 485패 19무)을 기록했다. "두산 시절 보여준 리더십과 무엇이 다를까"라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9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야구는 똑같다. 주축 선수가 리더가 돼야 한다. 감독, 코치가 상황을 잘 파악해서 움직여야 한다"며 "팀을 어떻게 강하게 만들지 지금부터 잘 구상하고 고민할 것이다.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신인, 군 전역 선수, 퓨처스(2군) 리그 유망주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선수 은퇴 후 20년 가까이 코치와 감독으로 현장을 지켜온 김태형 감독은 2022년 10월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고 1년 동안 방송사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해설하면서도 감독의 위치(입장)에서 야구를 봤다. (중계석에서 보니) 어린 선수들이 실수할 때 안쓰럽기도 하더라.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현장에서 볼 때와 해설할 때 차이였다. 또 다른 야구관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고, (야구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됐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부산=이형석 기자 2023.10.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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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좋은 성적 낼 자신 있어, 3년 내 KS 우승이 목표" [일문일답]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신임 사령탑에 정식 취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야구 도시 부산에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설렘과 기대감이 크다. 우선 저를 선택해준 구단과 신동빈 구단주,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추측은 시즌 중 이미 제기됐다.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이 8월 말 사실상 경질된 직후 '김태형 감독 선임설'이 불거졌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그동안 추구해 온 색깔과 달라 최종 선임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끌었다. 롯데는 최근 이종운-조원우-허문회-서튼까지 초보 감독을 주로 영입했다. 비교적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한 것이다. 승부사 기질을 갖춘 김태형 감독은 이전 사령탑과 달리 카리스마 앞세우는 스타일이다. 김태형 감독의 선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의 의중이 반영됐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기력을 향상하고, 선수단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해 기용할 수 있는 인물을 구단주께서 원하셨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김태형 감독을 '픽'한 건 우승을 염원하는 롯데 팬들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많은 팬들은 '달라진 롯데'를 원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한 건 1992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7년을 끝으로 6년째 멈췄다.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역대 최장인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중 2015년과 2016년, 2019년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팬들과 신동빈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소감은."야구 도시 부산에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설렘과 기대감이 크다. 우선 저를 선택해준 구단과 신동빈 구단주,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롯데에서 보여주고 싶은 야구는."계획대로 되는게 있나. 만들어가는거지. 밖에서만 봤을 뿐 직접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보고 느끼고 판단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롯데 팬들 열정적이지 않나. 화끈한 공격 야구를 하면서 찬스가 왔을 때 몰아붙이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싶다."-우승 청부사로 부담감이 클 텐데. "모든 감독은 새롭게 부임하면 부담감이 크다. 부담보다 책임감이 느껴진다. 해설하면서 본 롯데는 그냥 봤다. 두산 감독 시절에도 롯데 야구 보면 전준우나 손아섭(현 NC 다이노스)의 야구 열정을 높이 봤다. 이를 칭찬한다. 경기 승패는 선수, 감독, 코치, 스태프 등 모두의 책임이다. 굉장히 열정을 가진 선수들과 구상을 잘해서 좋은 성적을 낼 자신감이 있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사항은.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합류해서 선수 파악이 중요하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눈여겨 보거나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기존 선수들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 좋은 신인 선수가 있고 전역 선수는 아직 못봤다. 퓨처스리그에 있는 유망주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가 궁금하다."-코칭스태프 구성은."1군 코치진은 거의 확정 단계이나 아직 발표할 순 없다. 일부 코치는 (포스트시즌 중이라) 기다려달라고 하더라." -FA 계약은"선수들에게 팀에 남아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공교롭게도 이 자리에 내년에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가 두 명(김원중, 구승민) 올해 두 명(전준우, 안치홍)이 앉아있는데, 당연히 감독은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 대표팀에게 필요한 선수는 말쓰드렸다." -두산 시절 보여준 리더십과 어떻게 다를까."9년의 시간이 지났고 젊은 선수들의 사고 방식이 그때와 다를 것이다. 다만 야구는 똑같다. 주축 선수가 리더가 돼야 한다. 상황상황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는 만큼 감독과 코치가 잘 파악해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팀을 어떻게 구상해서 강하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롯데 팬들의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크다. 확실하게 목표를 밝힌다면."우승이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신인 감독 때 겁 없이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는데 선수들도 알아서 각오하고. 왜냐면 감독이 와서 선수랑 얘기할 게 뭐 있나. 첫 번째는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두 번째는 우승이다.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초반에 좋았다가 안 좋아지는 모습이 안 되고. 좋은 성과를 내야한다."-취임 선물로 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FA 관련해선 구단에 얘기했다. 구단이 판단해 실행해 주실 것으로 본다. 롯데는 초반에 기세가 좋았는데 (승패나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벤치에서 빨리) 움직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결과론이다. 어느 팀이든 후반에 처질 것을 대비해 경기를 운영하진 않는다. 이제 팀을 지휘하며 내가 느껴야 하고, 선수들의 능력치에 맞춰 운영해 나가야 한다."-1년 간 밖에서 야구를 보셨는데 어떤 도움을 얻었는지. "감독 위치에서 야구도 봤지만, 어린 선수들이 실수할 때 안쓰럽고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한 팀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 해설할 때 느끼는 점이 있었다. 또 다른 야구관까진 그렇고, 느낌을 갖게 됐다."-두산 감독 시절에는 LG 트윈스와 라이벌전 더 신경쓰겠다고 했는데, NC 다이노스전을 어떻게 대비할지. "우선 그 부분까진 신경쓰진 않았다. 낙동강 더비 이야기도 나오던데 특별히 변화를 주거나 (대비해서) 치를진 않을 것이다."-마무리 훈련 강도는."훈련 강도는 거의 비슷하다. 다만 개인 훈련에 좀 더 힘을 쏟도록 하려 한다. 오후 훈련에는 개개인이 아쉽고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보강하도록 할 계획이다."-롯데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여름부터 제 이름을 많이 언급해 주셨다. 그 책임감은 무게감으로 느껴진다. 열정적인 선수들과 시즌을 잘 치러서 롯데 팬들에게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부산=이형석 기자 2023.10.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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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픽 승부사 김태형, 취임식·상견례·코치 영입까지 바쁜 롯데

롯데 자이언츠가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지난 20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추측은 시즌 중 이미 제기됐다.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이 8월 말 사실상 경질된 직후 '김태형 감독 선임설'이 불거졌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그동안 추구해 온 색깔과 달라 최종 선임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끌었다. 롯데는 최근 이종운-조원우-허문회-서튼까지 초보 감독을 주로 영입했다. 비교적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한 것이다. 승부사 기질을 갖춘 김태형 감독은 이전 사령탑과 달리 카리스마 앞세우는 스타일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의 선임에 구단주님이 중심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기력을 향상하고, 선수단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해 기용할 수 있는 인물을 구단주께서 원하셨다"고 밝혔다.신동빈 회장은 최근 야구단과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서울 잠실과 부산 사직구장 등을 총 네 차례 방문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대호의 은퇴식에 참석해 영구 결번 반지를 수여했다. 지난해 1~2군 선수단에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올해는 1군 선수단과 보조요원까지 챙겨 헤어 스타일링 기기와 헤드셋을 선물했다.많은 팬들은 '달라진 롯데'를 원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한 건 1992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7년을 끝으로 6년째 멈췄다. 신동빈 회장이 김태형 감독을 '픽'한 건 우승을 염원하는 롯데 팬들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당연히 (신동빈) 구단주님도 (많은 팬이 김태형 감독 선임을 원한다는 걸) 아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많은 팬들이 기대해 주신다. 더 잘해야 한다. 올해 마무리 캠프부터 김태형 감독님과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역대 최장인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중 2015년과 2016년, 2019년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팬들과 신동빈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24일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김 감독 취임식이 열린다. 이어 다음날엔 김해 상동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갖는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전준우와 안치홍까지 전원 참석을 예고, 김태형 신임 감독에게 인사한다. 김 감독은 롯데행이 확정되자마자 코치 영입전에 나섰다. 이종운 감독대행과 박흥식, 전준호 등 8명의 코치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팀에서도 일부 코치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예정이다. 한편 롯데는 성민규 단장과 결별했다. 성 단장은 신인 선수 육성 및 스카우트에서 성과를 올렸으나, 재임 기간 단 한 번도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과 트레이드 영입이 실패한 성 단장은 현장과 잦은 충돌로 잡음을 일으켰다. 이형석 기자 2023.10.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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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도의 한숨, 무릎 강타 당한 '팀 내 홀드 1위' 정상 출격 대기

타구에 무릎을 맞아 교체된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이 2일 정상적으로 불펜 대기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무릎에 멍은 들었으나 '오늘 등판이 가능하니 내게 역할을 맡겨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구승민은 전날(1일) 경기 3-3으로 맞선 7회 초 이날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NC 손아섭이 1사 2루에서 친 공이 한 번 튕긴 뒤 구승민을 향했다. 구승민은 피할 새도 없이 오른 무릎을 강타당해 쓰러졌다.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구승민은 병원으로 이동하지 않고 아이싱 치료만 했다. 롯데는 최근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주전 포수 유강남(왼쪽 내복사근)과 선발 투수 나균안(햄스트링 통증)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장 안치홍은 어깨 담 증세로 세 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팀 내 홀드 1위(14개)이자 구단 역사 최초로 100홀드 고지를 밟은 구승민이 부상 없이자리를 지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서튼 감독은 구승민에 대해 "전사 같은 멘탈의 소유자"라며 "오늘도 일찍 출근해서 치료 장비를 다리에 달고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고 귀띔했다. 롯데는 2일 NC전에 안권수(우익수)-김민석(중견수)-니코 구드럼(3루수)-정훈(1루수)-전준우(지명타자)-이정훈(좌익수)-박승욱(2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찰리 반즈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3.08.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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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전준우는 아직 끝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전준우(37)는 이대호가 은퇴한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최고참이다. 타선에서 비중도 그 못지않다. 주로 3번 타자(87타석)와 4번 타자(72타석)로 출전해 타선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전준우는 26일 기준으로 타율 0.276 8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가 앞선 6시즌 중 5시즌에서 3할 타율 이상을, 3시즌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던 걸 떠올리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최근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지난 주말 부산 키움 히어로즈 3연전에서 21일과 23일 홈런 하나씩을,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루타를 때리는 등 장타력을 되찾고 있다. 팀 연패를 끊어낸 26일 두산전에서도3타수 2안타 2볼넷 2득점 만점 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본지와 만난 전준우는 "평소 홈런을 의식하진 않는다. 내 야구를 하기 위해 계속 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래 장타 욕심을 많이 냈지만, (부산) 사직야구장 외야가 넓어지고 담장이 높아진 후 생각을 바꿨다"며 "그래도 야구 선수는 장타를 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법이다. 계속 연습하고 수정해 왔는데 주말 시리즈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전준우 스스로도 올해 성적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올 시즌 잘 되고 있다고 할 부분이 별로 없다"고 했다. 장타력보다 콘택트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2021년 30.8%(스포츠투아이 기준) 2022년 29.9%였던 그의 강한 타구(150㎞/h 이상) 비율이 올 시즌은 27.1%로 다소 떨어졌다. 전준우는 "정확하게 치려고, 많은 안타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올해 많이 부족하다.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인 걸 고려하면 여전히 건재하다고도 평가할 만하다. 대부분의 프로 선수는 30대 중반만 돼도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시달린다는 의심을 받곤 했다. 그걸 씻어버린 선수들도 있다. 특히 전준우와 '노 피어' 롯데 야구를 함께했던 동료들의 올 시즌 활약이 대단하다. 강민호(37·삼성 라이온즈)는 타율 0.302 12홈런을 기록 중이고, 후배 손아섭(35·NC 다이노스)도 타율 0.336(1위) 107안타와 2루타 24개(이상 2위)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전준우는 "야구 선수가 은퇴를 생각하는 시기는 자신이 납득하고 인정할 때다. 민호와 아섭이는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꾸준히 연구한다. 그래서 성적이 안 좋아도 다시 올라오고, 나이가 들어도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그는 "그 친구들과 오래 뛰어서 그런지 내 생각도 비슷하다"며 "어린 선수 누구에게도 지려 하지 않는다. 여전히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뛴다. 그 마음으로 여전히 훈련도 많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재취득한다. 30대 후반 맞이하는 FA는 보통 선수들에게 커리어 마지막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전준우는 아직 끝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커리어의 마지막에 대해서는 아직 굳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머릿속에는 오로지 2017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뿐이다. 5월 한때 1위까지 올랐던 롯데는 6월(9승 16패)과 7월(4승 9패) 부진 탓에 6위(26일 기준)로 내려앉았다. 전준우는 "지금은 어떻게 해야 팀이 더 잘 될까를 고민한다. 팀이 최근 조금 처졌는데, 내가 어떻게 보탬이 될지 고민한다. 내 성적과 팀 성적이 동반 상승할 수 있도록 그 부분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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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만루 변태'...미래 에이스 이의리, '연패 스토퍼' 임무 수행

신인왕 출신 이의리(21·KIA 타이거즈)의 2023시즌 초반 페이스는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한결같은 강점이 있다. 만루에서는 강하다. 이의리는 지난 1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하며 KIA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어진 5연패를 끊었다. 이의리는 2일 SSG 랜더스전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의리는 롯데전 3회 말 위기에 놓였다. 김민석에게 안타, 안권수에게 번트안타를 내준 뒤 고승민에게 볼넷까지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롯데 주축 타자 잭 렉스·전준우·안치홍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세 타자 모두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이후 순항하며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2022)도 만루에 강했다. 지난해 9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3회 말 연속 볼넷 3개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이후 NC 클린업 트리오였던 박건우·양의지·닉 마티니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10월 4일 LG 트윈스전에서도 5회 말 1사 만루에서 상대 간판타자 라인 김현수와 채은성을 각각 내야 뜬공과 3루 땅볼을 유도해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이의리는 2022시즌 만루 위기에서 27타자를 상대해 안타를 4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167. 삼진만 11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도 6타자를 상대해 1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이의리는 2021시즌 신인왕이다. 1986년 이순철 이후 35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신인왕에 오른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만루 변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만루에 더 집중하는 건 맞는데, 만루에 놓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반성한 바 있다. 이의리는 앞선 3경기 모두 볼넷 5개 이상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다. 실점은 많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이 안 좋았다. 확실히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롯데전은 팀이 5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치른 경기였다. 팀 미래 에이스답게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냈다. 18일 롯데 1차전에서 모처럼 득점 응집력을 보여준 KIA. 불펜 난조로 이 경기를 내줬지만, 2차전에서도 빅이닝을 만들며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의리도 조금씩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4.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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